◇ 병충해 등과 무관한 참나무와 도토리거위벌레의 공생관계 현장
◇ 도토리거위벌레의 생존전략으로 도토리를 얻기 위한 가지 치기
◇ 참나무는 도토리거위벌레로부터 과실 솎아내기(적과) 도움
< 도토리거위벌레 >
2021년 5월 20일 신갈나무 아래 |
2020년 8월 7일 신갈나무 아래 |
잘린 가지의 끝은 톱으로 자른 듯함 |
잘린 가지에는 반드시 도토리가 있음 |
방금 바닥에 떨어진 참나무 잎 |
참나무 잎과 함께 떨어진 도토리거위벌레 |
도토리를 찾아다니는 도토리거위벌레 |
도토리에 알을 낳기 위해 구멍을 뚫고 있는 모습 |
8월 한여름이면 남산을 비롯한 서울의 공원과 산 곳곳에서 땅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참나무가지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떨어진 참나무 가지마다 참나무 잎과 도토리가 달려 있고, 잘린 가지는 톱질을 한 듯 아주 반듯하게 잘려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땅에 떨어진 참나무가지에 관한 이야기를 ‘남산생태보물창고’ 소식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는 2019년 6월부터 ‘남산생태보물창고’라는 소식지를 서울의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 등으로 배포해 시민들에게 남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생물소식들을 알리고 있다.
<맹렬한 가지치기 전문가 도토리거위벌레>
남산에는 소나무(약 17%)도 많지만 실제로는 참나무(약 24%)가 더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참나무를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생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생물이 ‘다람쥐’와 ‘도토리거위벌레’이다.
특히 도토리거위벌레는 1cm 정도의 크기로 아주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으며, 산란을 위해 적당히 설익은 도토리를 찾아 주둥이로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도토리가 달린 참나무가지를 4시간여에 걸쳐 톱질하듯 아주 반듯하게 잘라 낸다.
‘도토리거위벌레’는 길쭉한 주둥이가 거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도토리와 잎사귀들이 함께 달린 가지를 자르는데, 잎사귀는 알을 낳은 도토리가 땅 위에 떨어질 때 프로펠러 역할을 하여 충격을 완화시키고 잎의 광합성으로 도토리가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게 도토리 속에서 태어난 도토리거위벌레 애벌레들은 신선한 도토리를 먹고 잘 자라서 땅속으로 들어가 겨울을 보내게 되고, 5월 하순 번데기를 거쳐 7월 말이 되면 밖으로 나와 다시 도토리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7월말부터 참나무 잎과 도토리가 달린 참나무가지를 떨어뜨리기 시작하고 8월이면 도토리거위벌레의 맹렬한 가지치기가 절정에 달해 땅바닥이 온통 참나무가지로 뒤덮이게 된다.
<도토리거위벌레와 참나무의 공생관계>
숲을 걷다 땅에 쌓여있는 참나무 가지들을 본 사람은 누군가 가지를 잘라냈거나, 바람에 꺾여 떨어진 것 또는 병충해 등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자연 속에서 도토리거위벌레도 자기만의 생존전략을 찾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도토리거위벌레의 가지치기로 참나무는 지나치게 많은 열매가 발생하여 부실해질 수 있는 위험이 줄어들고, 더욱 튼실한 도토리를 맺게 되는 과실 솎아내기(적과, fruit thinning)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공생관계를 갖는다.
중부공원녹지사업소 김인숙 소장은 “숲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생물들이 공존하며 저마다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남산은 도심 속 자연이 유지되는 곳으로 다양한 생물들의 신기한 생활들을 엿볼 수 있으니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생명력 가득한 공원을 마음껏 즐겨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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